['The Ocean+' 칼럼니스트 정하룡] '뭉쳐야 산다'던 때가 있었다. 살면서 우리는 '덩어리의 시간'을 경험한다.

하지만 죽음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우리는 모든 크고작은 덩이의 시간과 장소, 방법을 조금은 선택할 수 있다.

싫든 좋든 떠나야 할 때가 되면 떠나야 한다. 삶이란 유동하는 것이고, 바람처럼 흩어지는 것이므로… [디지털호접몽 주]

근대화

싸워스코리아의 어제, 조선이 '소중화냐, 개화냐'의 선택지 사이에서 요동치고 있을 때 일본제국주의자들은 조선을 야수처럼 먹어치웠다. 그후 조선은 '야수자본주의'로 살았다.

세계 열강은 아편전쟁으로 '홍콩 150년'을, 청일전쟁으로 '조선의 반세기'를 짐승처럼 먹어치웠다. 제국의 '산업혁명'은 약소 인민들의 삶과 생각을 제국의 방식으로 개조했다. 인류는 노예와 주인으로 나뉜다.

이에 응전 방식이 '뭉쳐야 산다'는 거였다. 조선의 자주독립을 위하여, 민족해방과 통일을 위하여... 당대의 시대정신이 됐다.

산업화

세계 인민은 1,2차 전쟁으로, 조선은 '어쩌다 해방'과 '6.25전쟁', '분단'으로 고유의 삶을 파괴당했다.

야차처럼 파괴하고 억측같이 다시 세웠다. '새벽종이 울렸다. 모두 함께 뭉쳐 죽도록 일하자~' 새마을운동이 시작됐고 농촌이 해체되면서 도시가 건설됐다. 인간들은 공장으로 모여들었고, 생산성 향상, 노동력 집중을 위해 고층 아파트로 차곡차곡 쟁여졌다.

이에 한반도 반쪽의 삶은 집체와 집단으로, 교복과 군복으로, 흰색 아니면 검은색으로 재편됐다. 독재 독점 독선 재벌 군대 일사불란 상명하복 집중집적 무한증식 비교경쟁 거대자본 세계화...이 모든 이름들 또한 '뭉쳐야 산다'는 방식으로 작동했다.

민주화

'세계의 노동자들이여 단결하라' 너무 많이, 너무 오래 뭉쳐서 일까? 사람의 피는 진득해졌고, 어혈로 심장의 뜀박질을 위협했다. 산업혁명으로 물자는 넘쳐났고 인간은 뚱뚱해졌다. 배 고파 죽는 사람보다 배 터져 죽는 사람이 많아졌다.

세계의 노동자들이 단결하면, 뭉치면 잘 살 줄 알았다. 총소득과 행복지수는 비례하지 않았다. 주5일제와 노동시간 단축은 사람들을 '저녁이 없는 삶'으로 밀어넣었다. 정치적 자유, 경제적 평등 평화, 온전한 행복은 우리를 비껴 갔다.

하여 사람들은 '뭉쳐야 산다'는 것에 질문하기 시작했다. 똘똘 뭉치면?, 한 덩어리로 돌아다녔더니?, 무리를 떠나면 죽는 줄? ... 뭉쳐야 산다는 종전 삶의 방식들이 바스락바스락 부서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30년의 시간이 흘렀고, 민주화 시절이라 불렀다.

바람처럼 흩어져라

세기말. 뉴밀라니엄. 어느새 2025년 을사년 5월이다. 새시대가 도둑처럼 왔다. 아담 스미스도, 마르크스도 예상하지 못한 디지털혁명 시대다.

'뭉쳐야 산다'던 시대가 '함몰陷沒'되기 시작했다.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의 함몰 속도! 종전의 내비게이션은 졸지에 무용지물이 됐다. 변화의 패턴은 종전과 전혀 다른 색깔로 다가왔다.

성과 축적 계승 발전이라는 변증법적 진보란 가상의 역사가 됐다. 어느날 문득,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인셉션' 영화같은 장면이 날마다 펼쳐진다.

2025을사년 5월10일 아침은 5월11일 아침과 전혀 다르다. '손바닥 뒤집듯'한다. 트와 시는 어제는 전쟁, 오늘은 악수를 한다. 인과 파키도 어쩌다 전쟁, 단숨에 종전이다. 싸워스코리아 정치판도 전문수 윤덕수... 종잡을 수가 없다.

'뭉쳐야 산다'는 옛 방식으로는 숱한 당대의 아우성들... 증세와 복지, 빈부격차, 불평등, 일자리와 임금, 성차별과 인구절벽, 갑을관계 등등 하나도 해결할 수 없게 됐다.

공공화共公和

일본제국주의가 이식시킨 '검찰'은 해방 후 한번도 변한 적이 없고, 약간의 미국식 후추가 첨가된 '법'도 유통 기한이 다했다. 아이들은 자랐고 입던 옷은 몸에 맞지가 않다. 세계 무역도 '워메리카 퍼스트'라는 깃발 아래 보호무역으로 바뀌고 있다. 어쩌면 스탈린의 '일국 사회주의'와 닮았다. 이전의 세계화 패권 경제도 '트럼프2.0 방식'으로 재편, 흩어지고 있다.

인류는 지금 바다를 너머, 우주로 공중부양하고 있다. 싸워스코리아 6월 대통령선거가 끝나면 '개헌'을 논의할 것이다. 이해관계가 다르고 꾀하는 바가 다르면 정치집단의 이합집산이야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중앙집중식 제왕적 권력의 대통령제도 다당제와 지방분권적 양상으로, 인민의 기본권과 자치권이 바로 서고, 정치인들이 처음 당을 만들었을 때의 역사적 소명감이나 명분, 기대, 서로 손을 마주잡고 부풀어 오르던 일체감의 순간들을 자주 만날 수 있는, 그런 기쁨의 정치로 흩어지는 방식이어야겠다.

'AI기본법' 'AI검찰' 'AI의회' 'AI행정' ... AI와 협력 협동 협업해야 하는 시절이 분명히 온다. 그러면 'AI하원+인간상원제'도, 'AI수사+인간기소 검찰제'도 고려해봄직하다.

지금까지의 모든 '뭉쳐야 산다'는 삶의 패턴은 '무한증식' '무한경쟁', 사람잡아먹는 '암적 존재'로 진화했다. 이제 똘똘 뭉쳐진 옛 어혈로부터 벗어나야만 한다. 해갈 해담 해소의 매트릭스로 빨리 들어가야 한다. 어쩌다 뭉쳐서 살았지만, 여하튼 '흩어져야 산다'. 살고 싶으면 흩어져라.

공공화共公和란 마카.뻥 와룡도사가 2020년 처음 사용한 용어라 생소하겠다.

계급투쟁에서 세대갈등으로, '소유'는 '자유'로, '신도시'는 '원도심'으로, 농수축산업은 스마트화되고, 기존의 대규모 공장제 산업형태는 강점과 수월성 분야를 중심으로 빠르게 디지털화될 것이다.

대량생산 대량소비를 위한 아파트형 주거양식도 다품종 소량생산의 사회공동체적 양식으로 흩어질 것이다. 생명과 주권이 다시 설 것이며, '흩어져야 산다'가 이제 '시대정신'이다.

2025을사년 5월11일 싸워스코리아의 아침.

우리의 '아니'들은 작년말 12.3부터 찬란한 햇살 아래 벌거벗은 '구태'의 무리들, 덩어리들을 '종류별'로 경험하고 있다.

우리의 덩어리엔 자신의 시대가 지났는데도 망령된 발언이나 거취에 무분별함을 보이는 인사들이 많다. 한 때 빛나던 사람들이다. 또 그때 빛났던 사람들로 잊어주자. 잊어자고...? 왜...? 뒤돌아볼 겨를이 없으니!

매사가 그렇듯이 사람에게도 유효기간이 있다. 세월에 장사 없다. 시대에 대한 겸손함, 염치와 예의를 차리는 '진짜 사람'들이 그리워지는 아침이다.

지정..지경..지기를 넘었으니 내일은 바다로 가야겠다...